대전 대청호, 대청댐 자전거 장거리 라이딩 코스 도전은 실패?
작년 여름에 자전거를 타고 처음 대청댐에 다녀왔다. 집과 끝이었던 대청댐은 64km나 떨어진 곳이었다.
나름 비장한 각오로 출발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달리는 내내 힘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청댐 부근에 도착했는데, 엄청나게 긴 경사 길을 마주했다. 대충 봐도 10%가 넘어 보이는 경사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체력은 이미 바닥났지만, 정신력으로 다시 페달을 밟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중간 즈음 올랐을까? 한계의 끝이 찾아왔다. 여기서 더 무리했다가는 절대 집에 돌아가지 못 할 거라고 나의 근육들이 아우성을 쳤다.
결국 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장거리 라이딩 준비, 다시 도전한다
대청댐에 다녀 온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그날에 경험했던 뼈저린 기억들은 생생히 기억난다. 퍼진 몸을 간신히 이끌고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해 바로 쓰러져 버렸던 그때를…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난 분석했다.
첫째. 멀리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데 물이 부족했다.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중간마다 물을 마셔줘야 하는데, 그땐 물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둘째. 에너지를 채워줄 간식을 챙기지 않았다. 그땐 밥 든든히 먹고 다녀오면 될 거라 생각했다. 장거리 자전거 타는 게 얼마나 힘들겠냐 하면서 말이다.
셋째. 체력 부족. 20km 거리도 겨우 다니던 때였는데, 계획도 없이 60km 이상 되는 거리를 다녀온 게 문제였다.

실수는 반복하는 게 아니다. 오늘은 분명 그날과는 다르리라! 장거리 라이딩에 필요한 준비를 사전에 마쳤다.
우선 겨울 내내 PT운동과 실내 자전거를 통해 기초 체력을 길렀다. 처음 FPT 추력비 점수 1.9W/kg를 혹독한? 훈련을 통해 2.4W/kg 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서 잠깐 이 점수라는 것을 짧게 설명해보자면, 파워 미터기로 측정한 값을 몸무게로 나눈 점수다. 즉, 자전거에 파워 미터기 측정기가 장착돼 있어야 알아낼 수 있는 수치다.
내가 사용했던 실내 자전거는 멜킨(MELKIN) ERG바이크로 파워미터기는 물론 저항 제어 기술로 최적의 훈련 환경을 제공했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무튼, 이번 실내 자전거 운동으로 체중 5KG가 빠지는 쾌거를 기록했고, 볼록했던 배가 확실히 들어갔다. 이 모든 건 단 두 달 만에 이룬 성과다.
물통도 두 개로 늘려 챙겼고, 작은 케이크 간식을 가져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속도계, 변속기 등, 100% 충전을 모두 마쳤다.

훈련이 빛이 되는 순간
계획은 이러했다. 무리하지 않고, 훈련처럼 기어를 가볍게 놓고 적당한 캐이던스(80~85)를 유지하며, 체력을 아끼는 전략이다.
10Km 지점이 가까워지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자전거를 세웠다. 물이 부족하면 몸이 금방 퍼진다는 사실을 지난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기에 빼 먹지 않고 마셔줬다.
계획대로 달려서 일까? 예전에는 힘들어서 주변 경치도 제대로 못 봤는데, 어느 순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꽃이 피려고 하는 나무들에 눈망울도 보였고, 흙에는 잡초들이 파랗게 올라오는 모습도 보였다.
힘도 들지 않았는데, 어느새 거리가 20Km를 훌쩍 넘어섰다. 아직도 몸이 가볍다니 놀라웠다.
게다가 숨도 차지 않아서 옆 사람과 대화해도 전혀 문제 되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다.
이게 바로 훈련한 결과인가?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되다 이대로만 계속 달린다면, 대청댐을 쉽게 다녀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훈련에 흘렸던 땀들이 빛이 되어 되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조심 또 조심
지난 라이딩에서는 장거리 운행 중 가장 큰 걸림돌이 부족한 체력과 물, 음식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오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바로 그건 안전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사람도 많아졌다. 자전거도 타고, 개와 함께 산책도 하고, 런닝도 하는 등, 도로가 정말 붐볐다.
요즘 파크 골프가 유행인지 사람들과 차량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질서가 유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위험했다. 파크 골프 주차장을 들어서기 위해 차량들은 불법 유턴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전거가 오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들어오는 차량들을 보며, 일단 살고 보자는 내 본능이 자전거를 멈춰 세웠다.

대청댐 가는 길은 대부분 자전거 전용도로로 불리 돼 있었다. 인도는 강가 쪽에 자전거 전용 도로는 자동차 도로 쪽에 대부분 위치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강 쪽까지 가는 게 귀찮았는지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활보했다. 반대쪽에 자전거가 다가오기라도 하면, 속도를 줄여 걷는 사람에게 맞춰야만 했다.
속도를 줄이면, 뒤 따라오던 자전거들도 멈췄다.
이것 보다 한 술 더 뜨는 사람도 더러 보였다. 큰 개와 함께 산책하고, 아예 자동차로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막은 사람도 보였다. 여기가 주차장인가? 정말 이곳이 한국이 맞나 싶었다.
아무튼 사람이 보이면, 조심 또 조심하며 자전거를 타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도전은 실패?
20Km 지점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아직 힘이 들지 않아 조금만 쉬고 출발 했다.
구름에 해가 가려져 약간 쌀쌀했던 것과 바람이 꽤 불었던 것만 빼고 가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다.
도착 지점에 가까워질 수록 같이 달렸던 자전거 무리가 보이지 않았다. 다들 돌아갔나? 뭐 그렇게 혼자 대청댐 오르는 길에 도착했다.

어? 그런데 입구에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다. 읽어보니 공사중이라 아무도 올라갈 수 없다는 글이 쓰여있었다.
인도를 막은 꼬갈모자도 보였고, 진입로는 바리케이트로 막혀있었다. 하지만 나오는 곳은 열려있었다. 들어가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잘못된 행동은 대가가 따르는 법! 다음을 기약하고 포기했다.
어쩌면 아까 같이 달렸던 라이더들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뒤로 돌아 간 걸까?
남아있던 케이크 하나를 꺼내 물과 함께 먹고 자전거 방향을 집 쪽으로 향했다. 다음엔 반드시 정복하겠다는 다짐을 뒤로 한 채로 말이다.

마치며
대청댐은 대청호에 물을 받아두는 곳으로 수문을 개방하면, 엄청난 양의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대청댐 가는 길은 벚꽃 나무도 많다. 곧 4월이 되는데, 꽃이 피면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참고 해 두었다 꽃이 만개하는 시점에 계획을 세워 이곳에 와보길 권한다.
필자도 4월에 다시 올 예정이다.
오늘 대청댐 위까지는 올라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예전보다 확실히 오른 체력에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았다. 도전은 실패했지만, 의미가 많았던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