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엔 이것 저것 받을 검사들이 많아 힘들었는데, 지금은 1년에 한 번 방광 내시경 정기 검사만 받고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검사 날이라 충대병원을 다녀왔습니다. 15번째 받는 검사임에도 막상 비뇨기과에 도착하니 긴장이 되더라고요.
다행히 검사는 무사히 끝났고, 결과도 이상 없음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15번째 방광 내시경 검사를 직접 받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검사 준비 과정과 실제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방광 내시경 및 준비와 과정
방광 내시경은 다른 내시경과는 달리 준비해야 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금식하지 않아도 되며, 대장 청소도 필요 없습니다.
신분증만 가져가면 되고, 미성년자일 경우 학생증이나 가족관계 서류로 대신해 보여주면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리인 방문 시에는 가족관계 서류, 환자 신분증, 대리인 신분증, 동의서 및 위임장이 필요 하다는 점 참고하세요.
이렇게 방광 내시경은 준비 과정이 복잡하지 않지만, 수면 마취와 같은 선택이 없어 준비와 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되는 검사에 속합니다.

비뇨기과 도착하면 주사실로 이동
비뇨기과에 오면 키오스크를 사용해 도착했다는 확인을 완료합니다. 이후 간호사에게 확인서를 내주면, 중앙 주사실로 가서 안정제와 항생제 주사를 맞고 오라고 합니다.
충대 병원 비뇨기과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무조건 일찍 가는 게 좋습니다. 예약을 해도 검사 시간이 꽤 걸리는 날이 많거든요.
오늘은 오전 8시 30분에 병원에 도착해서 주사실로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몰려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대기 표를 뽑아보니 23번째로 찍혀 나오네요.
9시 정각이 되면 중앙 주사실에 문이 열리는데요. 들어서고도 약 20분의 기다림 끝에 엉덩이 주사 두 대를 맞았습니다.
항생제는 요도에 염증이 발생되는 걸 예방해주고 안정제는 심신을 차분하게 만드는 걸 돕는다고 주사 놓던 간호사가 설명해 줬습니다.

다시 비뇨기과로 이동
주사를 다 맞고 바로 비뇨기과에 왔는데, 이미 저보다 앞서 온 사람이 내시경을 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고, 첫 번째로 검사 받고 싶어 매번 일찍 오는데도 어르신을 따라잡아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제 앞에 몇 분이 계신지 궁금해 간호사에게 물어보았는데요. 3번째라고 알려줬습니다. 대략 40분 정도 후가 되겠군요.
오늘 따라 입이 자꾸 타 들어가서 기다리는 동안 종이컵에 물을 6잔이나 마셨습니다.
방광 내시경 검사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름이 호명되고 방광 내시경 검사실에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가장 먼저 바지를 갈아입습니다. 성기가 잘 들어 나도록 뚫려있는 옷인데요. 속옷을 모두 벗고 입어야 합니다.
환복이 끝나면, 약 30도 눕혀 있는 의자에 다리를 벌리고 앉습니다. 간호사가 불편한 건 없는지 물어보며, 검사 받기 편한 위치로 자세를 교정해 줍니다.
마취
2~5분 정도 기다리면, 다른 간호사가 다가와 제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마취 젤을 요도에 넣습니다.
생각보다 차갑고 따끔해서 불쾌한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몇 번 맞다 보면 그럭저럭 참을 만 합니다.
네. 마취는 이게 전부입니다.
이제 마취가 충분히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최소 4분 이상은 기다렸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 수록 기분 나빴던 느낌은 조금씩 사라지고 점점 감각이 둔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간호사는 어느 정도 준비가 완료됐다고 판단되면 인터폰으로 의사에게 이를 알립니다. 잠시 후 의사가 도착하고, 성명과 생년월일을 다시 확인하고 검사를 시작합니다.
배 아래로는 천으로 가려져 내시경 검사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지만, 모니터는 제 옆에 위치하고 있어 방광 내부를 보는 건 가능합니다.
물론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요. 처음 검사 받을 때에는 무섭고 긴장돼서 모니터에 뭐가 나오는지도 못 봤는데, 요즘은 여유롭게 보며 내시경 검사를 받습니다.
내시경
내시경이 요도를 지나갈 때만 약간 아프고 방광에 도달하면 통증은 별로 없습니다. 방광 내부를 보다 자세히 보려고 식염수를 계속 넣어주는데요.
식염수 때문인지 소변이 가득 찼을 때 겪는 불편함은 검사 내내 느껴집니다. 보통 3분 정도면 검사가 끝나는데, 간혹 꼼꼼하게 확인하는 의사를 만나면 소변이 너무 마려워 참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검사를 마치면 식염수가 엉덩이 까지 묻게 되는데요. 옷을 갈아 입기 전 휴지로 닦아내는 게 조금 번거롭고, 내시경이 요도에서 나올 때는 크게 아픈 건 없습니다.
의사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는 통증
대학 병원은 전문의와 인턴이 있는데, 확실히 숙련자에게 검사 받는 게 통증이 덜합니다.
특히 검사 후에 확연한 차이가 나는데, 요도가 찌릿 찌릿하고, 소변으로 화장실을 가도 잘 안 나오는 형상이 인턴에게 검사 받았을 때 확실히 길게 나타납니다.
가장 참기 힘든 통증은 겨우 겨우 소변을 때, 요도에서 전해지는 쓰라림 입니다.
정말 이거 하루 이상 갈 때도 있는데, 간호사가 물 많이 마셔야 빨리 낫는다고 말해주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물을 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물 자주 마셔주는 게 확실히 빨리 나으니까 배운 대로 실천해 주는 게 좋겠죠?
처음에는 몰랐는데, 결국 운입니다. 그저 잘하시는 분에게 검사 받기 만을 빌어야죠.

간호사는 여자인가? 수치심은 어떤가?
제가 소변에서 피딱지가 나오고 처음 찾아간 비뇨기과는 간호사가 모두 남자였습니다. 정확히는 남성 환자는 남자 간호사가 여성 환자는 여성 간호사가 보조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병원은 달랐습니다. 비뇨기과 간호사는 전원 여성이었습니다.
수치심? 당연히 듭니다. 처음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는 약 15분 이상을 중요 부위를 내놓은 상태로 눕기 때문에 수치심이 안든 다면 거짓말이겠죠.
다리 벌린 자세도 민망한데, 간호사들은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자주 들락거립니다. 자꾸 저를 보는 거 같아 창피하게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치심 보다 검사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더 앞서 저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방광 내시경 검사 두렵다고 미루지 마세요
방광 내시경 검사는 요도를 통해 가느다란 카메라를 넣어 방광 내부를 직접 확인 하는 검사입니다.
그렇기에 다소 두렵게 느껴질 수 있죠. 저 역시 처음 내시경을 봤을 때, 저렇게 두꺼운 게 어떻게 들어갈까? 하고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는 그 어떤 검사보다도 정확합니다. 혈뇨, 방광염, 방광 종양, 요로 이상 등, 방광안에 모든 질환을 눈으로 판별이 가능하죠.
소변 검사, 초음파 검사, 저도 혈뇨 보고 차례대로 받은 검사지만, 결국 마지막은 내시경 검사로 확인하게 됩니다.
만약 혈뇨를 보고,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권유했다면, 스스로 괜찮다고 판단하지 마시고, 방광 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불편한 정도지 많이 아픈 정도의 통증은 없습니다. 참을 만 하니까 꼭 꼭 받아보세요.
혹시, 궁금한 게 더 있으신 분들은 아래 댓글에 글로 남기면, 제가 아는 한 자세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