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용도로 빌런 대처법. 제발 귀 좀 열고 운동합시다!
하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면서 가장 위험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가파른 내리막길? 커브가 심한 도로? 모두 아닙니다. 바로 귀를 닫고 다니는 보행자들 입니다.
뒤에서 아무리 외쳐도 요지부동인 그들을 보며, 오늘도 핸들에 손을 꽉 쥐고 몸에 사리를 쌓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경험담과 함께 감정 소모를 줄이고, 서로가 안전해지는 방법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지나가겠습니다 세번 말했습니다. 어느 런닝족과의 대치
따뜻하고 맑은 날 자전거를 이끌고 전용도로에 올랐습니다. 파손됐던 자전거 전용도로가 쉬는 동안 수리를 했는지 페달을 밟는 족족 앞으로 나갔습니다.
역시 도로가 좋으니까 편한 라이딩이 이어졌습니다. 기분 좋게 얼마나 달렸을까요? 멀리 여성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중앙선을 밟고 런닝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위험이 감지된 순간이었죠.
가까워 지기 전에 속도를 줄이고 그녀에게 외쳤습니다. ‘지나가겠습니다. 잠시 비켜주세요.’
반응 없이 뛰는 그녀. 목소리가 너무 작았나? 목청을 높여 몇 번을 더 말했는데도 가까워 질 때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사고를 피하기 위해 속도를 보행자에 맞춰 낮추고, 코 앞까지 다가서서 문제의 원인을 보게 됐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에 심취한 뒷모습을요.
정중하게 3번을 더 말해보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제서야 비켜 섰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발견한 모양인 것 같았습니다.
정작 사고가 날까 노심초사 한 건 저였는데 말이죠.
몸에 사리 쌓는 라이더는 이제 그만
자전거를 타다 보면 사실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하루에 한번,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더욱 자주 경험하게 되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저만의 대처 방법 까지 생기게 되었는데요. 짜증도 났지만, 이젠 마음을 내려놓고 성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대처합니다.
우선 사람이 앞에 보이면, 우선 멀리서부터 나의 존재를 미리 예고를 합니다. ‘지나가겠습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다? 그렇다면, 보행자 속도에 맞춰 천천히 다가가 정중하게 지나가겠다고 다시 말을 전합니다.
진짜 여기까지 했는데도 안된다면, 자전거에서 내려 지나가겠다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말해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짜증 내고, 화를 내봤자 내 몸에 사리만 쌓일 뿐 상황이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이 위협 받고 있고, 피해자라 인식하기 때문에 말이 길어지면 길어줄수록 상황만 악화됩니다.
괜히 보행자를 자극하거나 놀라게 하는 행동도 해서는 안됩니다. 엉뚱한 방향으로 몸을 틀어 사고가 날 수 도 있으니까요.

헷갈리는 말은 금물. 상태를 알리는 게 핵심
언젠가 ‘왼쪽으로 지나갑니다.’ 이렇게 말하고 지나치다 보행자가 자전거 쪽을 덮쳐 사고가 나는 영상을 온라인에서 봤습니다.
왼쪽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멍청한 거 아냐? 댓글에는 수많은 비난의 글이 빗발쳤죠.
당연히 저는 영상에 나온 보행자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전거를 타면서 방향을 제시하며 이야기하는 건 보행자를 헷갈리게 만들어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한때 저도 저 영상 속 라이더처럼 ‘좌측으로 갈게요’ 말했다가 우왕좌왕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헷갈리는 말보다 지금 상황과 상태를 보행자에게 바로 알리는 게 좋다는 걸 실전으로 터득한 샘이죠.
예를 들어 ‘지나가겠습니다’, ‘지나갑니다’와 같은 짧고 직관적인 구호로 상황을 알리는 겁니다. 또한 미리 페달을 멈춰 라쳇(ratchet) 소리를 내어 자전거의 존재를 알리는 겁니다.
단, 마지막 방법은 자전거 라쳇 소리가 아주 커야 가능하겠죠? 뭐~ 제 자전거는 소리가 커서 문제 없습니다.

마무리는 감사한 마음 전달
자전거 전용도로를 활보한 보행자들에게 짜증 나고 화가 쌓여 길을 터줘도 그냥 지나치시나요? 이러면 앞서 말한 대로 몸 안에 사리가 생깁니다.
저는 ‘감사합니다’ 이 말로 비켜준 보행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데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저에게는 그들이 어쩌면 매일 보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예의를 갖추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감사의 표현을 하다 보면, 보행자의 행동들로 짜증 났던 제 마음도 어느새 사르르 녹아 사라지기도 합니다. 참 마음이란 게 별거 아니라는 걸 자전거를 타며 깨닫다니 인생 참 묘합니다.
질문 과 답
- 질문: 만약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보행자와 사고가 나면 누구 책임이 더 큰가요?
- 답변: 당연히 보행자 책임이 더 크게 잡힙니다. 다만, 자전거 운전자는 차량과 같기에 안전 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되는 사항이 확인 될 시, 더 큰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전거 블랙박스는 의무로 달아 놓으셔야겠죠?
- 질문: 목소리로 알리는 게 어색한데, 벨(따릉이)을 달아 소리를 내는 건 괜찮을까요?
- 답변: 벨 소리는 보행자를 놀라게 해 돌발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목소리로 미리 알리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 질문: 보행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답변: 이어폰 차고 음악 듣는 건 괜찮습니다. 다만, 주변 소리가 들릴 정도로 볼륨을 맞췄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방향 틀 때, 제발 주변 좀 확인하는 습관 좀 가져주세요!
마지막 한줄
결론적으로 자전거 전용 도로 위의 평화는 서로의 배려와 소통에서 이루어진다.
여기까지 1년 자전거 경력의 소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안전 운전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